얼마전, 급하게 차를 써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.
저녁에 잠깐 쓰는 것+주행거리는 왕복 200km내외여서 제 차량인 아반떼 스포츠에 주유를 하고 다녀오는 것 보다 카쉐어링 업체에서 전기차를 빌리는 것이 더 싸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차량을 수배했습니다.
게다가 아반떼 스포츠는 오일 교환시점이 10km도 남지 않아서 운행하기 꺼려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.
그래서 차를 빌려야만 하는 상황이었고, 주행거리가 긴 쉐보레 볼트EV를 원했습니다만, 볼트 대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만이 근처에 있던 상황이었구요.
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과연 왕복 200km 주행을 할 수 있으려나... 라는 걱정에 망설임이 있었지만, 그래도 별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그냥 아이오닉이라도 빌렸습니다.
카쉐어링은 처음 사용해봤습니다만, 휘발유/경유를 사용하는 차량은 킬로당 얼마씩의 주행요금이 붙습니다만, 전기차는 그런 것 없이 빌리는 시간만큼의 대여료만 지불하면 되어서 전기차를 고르게 되었습니다.
그나마 집에서 가장 가까운 화서역 근처 주차장에서 차를 가져오게 되었네요.
주차장에 도착하니 알아서 웰컴 기능이 작동을 합니다.
참 신기하게도 휴대폰 어플로 조작이 된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.
차량의 외관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꼼꼼히 상태를 확인했습니다.
범퍼, 휠, 사이드스커트부분이 영 별로네요 ㅋㅋㅋ
혹여나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게 꼼꼼히 이상부위를 찍어서 그린카 어플을 통해 전송하였습니다.
허,하,호 차들은 외판 확인을 철저히 해야 뒷탈이 없습니다 :)
변속기의 조작은 버튼식으로, 대부분 수동차량을 운전하는 제게는 아주 낯설었습니다.
스티어링 휠의 뒷편에는 좌/우측에 패들쉬프트 모양의 스위치가 존재합니다.
물론 기어변속 레버가 아니라,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하는 스위치입니다.
감속을 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는 것이 회생제동 시스템인데, 회생제동을 강하게 설정할수록 악셀을 놓았을 때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해집니다. 속도가 줄어드는 과정이 매우 이질적인 감각이기도 합니다.
1단계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, 2단계부터는 대놓고 이질적인 감각을 드러내며, 3단계같은 경우는 쉐보레 볼트의 L모드처럼 뒤에 무언가 묵직한 것으로 누르는 것 처럼 속도가 순식간에 뚝뚝 떨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.
3단계 모드가 쓸만한 부분이 있었다면, 역시나 고속도로 톨게이트 지나갈 때 앞차가 속도를 갑자기 줄일 때 말고는 쓸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.
속도의 저하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서 뒷차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길 정도네요..
노멀, 에코, 스포트 총 3개의 드라이빙 모드가 준비되어 있으며, 각 모드에 따라 계기판의 모양이 달라집니다.
역시나 전기차를 전기차 답게 즐기는 것은 스포트 모드입니다..
에코, 노멀모드에 비해서 반응속도가 빠르고, 출력을 꺼내 쓰기도 쉽습니다.
물론 짧은 주행거리때문에 마냥 스포트 모드로 놓기에는 부담이 될 것 같지만, 노멀과 에코에 비해서 운전하는 재미가 좋긴 합니다.
제 경우는 단거리를 가는 것이 아닌 200km정도의 중거리 운행을 해야하는 상황이었기에 더더욱이 배터리 소모량에 신경을 써야해서 차량 반납 직전 즈음해서나 스포트 모드를 써볼 수 있었습니다.
트립 기준으로 만충에서 가능한 주행거리가 205km였기 때문에, 중간에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충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꽤나 빠듯한 주행거리여서 더더욱 연비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.
얼마나 효율적으로 주행을 하였는지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보여줍니다.
1~8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, 레벨이 높고 낮음과 평균연비의 상관관계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. 물론 레벨이 높으면 웬지 효율적인 운전을 했을 것 같습니다만, 결국 평균 연비가 중요한거지 효율따위는 그냥 자기만족을 위한 장식용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.
제가 했던 주행 결과는 가장 잘 나왔던 수치는 에코레벨 7에 연비 9.1km/kWh입니다만, 차량 반납했을때에는 더 낮은 에코레벨+ 8.8km/kWh의 연비를 기록했습니다.
반납시간이 촉박해서 막판에 열심히 지지고 볶고 달려와서 꽤나 많이 떨어져벼렸네요 :)
주행을 마치고, 차량을 반납할 시점의 주행결과 입니다.
200km주행에 평균연비 8.8km/kWh, 출발할 때 주행 예상 거리가 205km였으나, 200km 주행 후 잔여 주행거리가 24km남았으니, 어느정도 연비에 신경을 쓴다면 220km 이상도 충분히 주행할 수 있어보입니다.
반납시간이 지나기 전에, 지정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, 충전기를 연결한 후, 그린카 어플에서 반납신청을 하는 것으로 차량 대여는 마무리 되었습니다.
마무리 - 순수 전기차는 처음 타본 것이라 많이 기대를 했었고, 기대만큼 즐겁게 운전을 했습니다만, 어정쩡한 주행거리는 분명 개선의 여지가 필요합니다.
코나/니로EV나 쉐보레 볼트EV의 경우는 아이오닉의 두배 가까운 주행거리를 달릴 수 있으며, 볼트EV는 출력도 아이오닉 EV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. 출력과 주행거리가 압도적으로 좋기에 경쟁력이 아주 떨어지는 모양이 되었습니다.
저날 아이오닉으로 경기도 수원(화서역)-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인근까지 다녀왔습니다. 가평에 갈 때 까지는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악셀도 최대한 얇게 밟아가면서 갔으며, 수원으로 돌아올 때에는 촉박해진 반납시간으로 인해 급하게 돌아왔지만, 어중간한 주행거리로 인해 중간에 멈춰서면 어쩌나.. 라는 불안감은 쉽게 떨어지지가 않았습니다.
지금은 수원-가평 왕복을 성공했기에 별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, 다음번에 저 차를 타고 먼 길을 가게 된다면, 고속도로 충전소에서 배터리 충전을 꼭 하면서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.